선원 앞에 있는 배추밭 주변 곳곳에 길게 늘어진 비닐이 날린다.
이 밭에서 3일 동안 겨울 쌈배추를 수확했다.
고랑을 덮었던 비닐이 수확후에 바람에 날리고 있다.
감나무 밤나무 대나무 등 높이 자란 풀에 걸려서 여기저기 날리는 비닐을 보니 속상하다. 밭 주인이 밉다. 산만하게 부는 거센 바람도 밉다. 날리는 비닐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산만해서 곱게 바라보지 못해서 속상하다. 귀신이 춤추는 듯한 저 모습을 어떻게 좋게 볼 수 있단 말인가.
오늘은 바람이 차갑고 세차게 불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원장님과 함께 낫과 괭이를 들고 나갔다.
선원 입구에 비닐이 날리니 빈집 같다. 보고 있자니 화가 올라온다.
돈은 밭 주인이 버는데 피해는 선원과 주변 사람이 본다. 이렇게 날리는 비닐은 사방의 나무에 걸려서 휘날리니.
선원 입구에 날리는 비닐을 걷어 돌돌 말았다. 바람 때문에 정신 사나운데 비닐에서 흙까지 떨어져 날리니 힘들다. 낫으로 걷어서 돌돌 말아 밭에 있는 버려진 배추로 눌러 놓았다. 끈으로 묶기도 했고 돌로 눌러놓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걷었다. 눈에 흙이 들어가고 옷에는 도둑풀이 잔뜩 묻었다.
원장님은 아픈 다리를 절뚝이며 이곳저곳의 비닐을 걷어 돌돌말아 버려진 박스에 넣었다.
한두 번도 아니고 매년 일어나는 일이라 이제는 정말 속상하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밭 주인에게 말만 해서는 듣지를 않는단다.
군이나 면에서 비닐을 회수하지 못하면 환경세를 걷으면 좋겠다.
이렇게 사방으로 농사후의 비닐이 날리지 않도록 그때그때 일하면서 비닐을 단도리 하도록 지도하면 좋겠다.
차를 타고 다니다 보면 나뭇가지에 걸려 휘날리는 비닐을 많이 본다.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다. 어떤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
음….어떻게 해야 할지…경찰에 신고 해야 하나…
도시의 쓰레기만 신경 쓰지 말고, 농민의 농사후에 버려진 쓰레기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규제가 필요하다.